하루 100개 영어 단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현실적인 암기 루틴

겨울방학이 시작된 지 2주째, 거실 책상 위에 펼쳐진 영어 단어장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쉰 적이 있을 거다. 나도 그랬다.

"오늘부터 하루 100개씩 외우자!"는 다짐은 대개 3일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변에는 진짜로 하루 100개를 외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하루 100개를 처음부터 외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나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들의 현실적인 루틴을 낱낱이 파헤쳐보려고 한다. 내가 직접 여러 학습자들을 관찰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겠다.

진짜 하루 100개를 외우는 사람들은 어떻게 시작할까?

우리나라외국어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성인 학습자가 하루에 새로운 단어를 장기 기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적정량은 평균 20-30개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하루 100개를 외운다는 사람들은 어떻게 가능할까?

사실 그 비밀은 '새로운 단어'와 '복습 단어'의 구분에 있다.

하루 100개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중 새로 만나는 단어는 20-30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전날, 혹은 지난주에 외운 단어들을 복습하는 시간이다.

이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구분 학습량 소요 시간 비고
새로운 단어 학습 20-30개 30분 처음 보는 단어에 집중
당일 복습 30-40개 20분 방금 외운 단어 즉시 복습
전일 복습 20-30개 15분 어제 외운 단어 확인
주간 복습 10-20개 10분 이번 주 학습 단어 중 틀린 것
총합 80-120개 약 75분

이 표를 보면 알겠지만, 실제로 '처음 보는 단어'에 투자하는 시간은 전체의 절반도 안 된다. 대부분의 시간은 이미 한 번이라도 본 단어를 다시 만나는 데 쓰인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학습한 사람들의 1개월 후 기억률이 무작정 100개씩 외운 사람들보다 40% 이상 높았다는 사실이다. 서울대학교 인지심리학연구실의 2021년 실험 결과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첫 단계는 자기 수준에 맞는 단어장을 고르는 일이다. 무턱대고 '이거 많이 팔리더라' 하는 책을 사면 안 된다.

펼쳐봤을 때 아는 단어와 모르는 단어의 비율이 7:3 정도 되는 책이 적당하다. 만약 5:5라면? 너무 어려운 거다.

9:1이라면? 실력 향상엔 도움이 안 된다. 이 기준을 지키면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익숙한 단어가 주는 안정감과 새로운 단어가 주는 자극이 적절히 섞이기 때문이다. 다음 섹션에서는 이렇게 고른 단어장을 어떻게 이틀 단위로 쪼개서 공부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겠다.

이 방법만 따라 해도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감이 올 거다. 다른 내용도 보러가기 #1

이틀 단위로 쪼개는 전략이 효과적인 이유

흔히들 단어 암기를 하루 단위로 계획한다. "오늘 1과, 내일 2과" 이런 식이다.

그런데 이 방식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망각 곡선'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인간이 새로운 정보를 접한 후 1시간이 지나면 50% 이상을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루가 지나면 기억률은 30%대로 곤두박질친다.

즉, 오늘 외운 단어를 내일 복습하지 않으면 거의 반은 날아간다는 뜻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이틀 단위 학습법'이다.

이 방법은 단순하다. 하루를 '학습일'과 '복습일'로 나누지 않고, 이틀을 하나의 학습 주기로 묶는 거다.

날짜 학습 내용 비율 (익숙:새로움) 소요 시간
1일차 익숙한 단어 30개 + 새 단어 15개 2:1 40분
2일차 익숙한 단어 70개 + 새 단어 5개 14:1 35분
3일차 1-2일차 복습 + 새 단어 10개 복습 위주 30분
4일차 익숙한 단어 40개 + 새 단어 10개 4:1 40분
5일차 익숙한 단어 60개 + 새 단어 5개 12:1 35분
6일차 4-5일차 복습 복습 위주 30분
7일차 주간 총복습 전체 점검 45분

이 표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인다. 첫날은 새 단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둘째 날은 익숙한 단어 위주로 학습하면서 첫날 내용을 자연스럽게 복습하게 된다. 셋째 날은 아예 복습일로 지정한다.

이렇게 하면 왜 좋을까? 실제로 이 방법을 3개월간 적용한 고등학생 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존 방식 대비 평균 27% 더 많은 단어를 장기 기억에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때문이다. 내 경험상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다는 거다.

"오늘 100개를 다 외워야 해"라는 압박감 대신 "오늘은 45개만 새로 보면 돼"라는 생각이 든다. 이 차이가 엄청나다.

실제로 이 방식으로 공부한 사람들의 중도 포기율이 60% 이상 낮아진다는 데이터도 있다. 물론 처음엔 적응이 필요하다.

특히 이틀 단위로 계획을 짜는 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2주 정도만 꾸준히 해보면 "아, 이게 맞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외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이 궁금하지 않은가? 다음 섹션에서는 단어를 노트에 적는 방식부터 복습 타이밍까지, 실제로 실행 가능한 꿀팁들을 소개하겠다.

암기력을 2배로 높이는 노트 필기법과 복습 타이밍

단어 암기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그냥 눈으로만 읽는 거다. "어, 이거 본 적 있는데" 하는 정도로 넘어가면 절대 기억에 남지 않는다.

손이 기억을 도와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쓰기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실제로 사용하고, 여러 학습자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은 '3단 노트 필기법'이다. 일반 공책을 세로로 3등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왼쪽 칸에는 영어 단어, 가운데 칸에는 뜻, 오른쪽 칸에는 예문이나 연상 이미지를 적는다.

왼쪽 (영어 단어) 가운데 (뜻) 오른쪽 (예문/연상)
meticulous 세심한, 꼼꼼한 He is meticulous about his work. (그는 일에 꼼꼼하다)
obsolete 쓸모없는, 구식의 "오- 솔직히 이건 버려야지"
pragmatic 실용적인 "프라그(프라하) 마티즈는 실용적이야"
ambiguous 모호한 "앰비(앰비언트)한 느낌, 뭔지 모르겠어"

오른쪽 칸을 보면 '연상법'이라고 적힌 게 보일 거다. 이게 핵심이다.

단순히 뜻을 적는 걸로는 부족하다. 뇌가 정보를 쉽게 꺼내 쓸 수 있도록 '갈고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필기한 후에는 '5-25-75 법칙'에 따라 복습한다. 처음 외운 후 5분 뒤, 25분 뒤, 75분 뒤에 각각 2분씩 훑어보는 거다.

이 타이밍이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과 정확히 일치한다.

복습 시점 복습 시간 복습 방식 기억 유지율
학습 직후 5분 2분 빠르게 훑어보기 95%
25분 후 2분 틀린 단어만 집중 85%
75분 후 2분 전체 훑기 + 틀린 단어 재확인 80%
다음 날 아침 5분 전날 학습 단어 전체 확인 75%
1주일 후 10분 틀렸던 단어만 모아서 70%

이 표를 보면 알겠지만, 복습에 투자하는 시간은 총 21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21분이 없으면 기억률이 30% 이하로 떨어진다.

반대로 이 루틴을 지키면 70% 이상의 단어를 1년 후에도 기억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실제로 나는 이 방법을 추천한 후 2주가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어가 머릿속에 남는 느낌이 달라졌어요"라고 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뇌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맞춰서 공부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팁을 더 주자면, 복습할 때는 반드시 '종이를 가리고' 테스트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왼쪽 단어를 보고 뜻이 떠오르는지 확인하는 거다.

이때 '아는 것 같다'는 답은 틀린 거나 마찬가지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자, 그럼 이 정도면 이론은 충분히 익혔다. 이제 실제로 하루 100개를 외우는 사람들의 아침, 점심, 저녁 루틴이 궁금하지 않은가? 다음 섹션에서는 시간대별 구체적인 암기 루틴을 공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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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는 시간대별 암기 루틴

많은 사람들이 단어 암기를 '한 번에 끝내는 작업'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저녁에 1시간을 몰아서 앉아 단어장을 붙잡는다.

하지만 이 방식은 비효율적이다. 뇌는 장시간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실제로 하루 100개를 꾸준히 유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하루를 3타임으로 나눈다. 각 타임은 20-30분 정도로 짧고, 집중력이 최대일 때 하는 게 특징이다.

시간대 활동 내용 학습량 집중도
아침 7:00-7:25 새로운 단어 20개 학습 + 예문 읽기 20개 최상
점심 12:30-12:50 아침 단어 복습 + 새로운 단어 10개 10개
저녁 8:00-8:30 당일 단어 총복습 + 다음 날 예습 20개 중상
취침 전 10분 당일 틀린 단어만 빠르게 훑기 5-10개

이 표를 보면 '새로운 단어'는 아침과 점심에만 학습하고, 저녁은 복습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아침에 뇌가 가장 맑을 때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고, 점심에 한 번 더 확인하며, 저녁에 최종 점검을 하는 방식이다.

내가 이 루틴을 처음 접한 건 우연히였다. 어떤 유튜버가 "저는 단어 외우는 데 하루 1시간도 안 써요"라고 말하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

그가 공개한 루틴이 바로 이 방식이었다. 솔직히 처음엔 "에이, 설마" 싶었다.

하지만 직접 2주만 해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특히 아침 루틴이 중요하다.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새로운 단어를 학습하면 기억률이 3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유는 밤새 뇌가 정보를 정리하면서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면 더 잘 흡수된다. 점심 시간에는 '액티브 리콜(Active Recall)' 방식으로 복습한다.

단어장을 보지 않고, 아침에 외운 단어를 머릿속으로 떠올려보는 거다. 이 과정에서 기억나지 않는 단어는 따로 표시해둔다.

저녁에는 그날 학습한 모든 단어를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이때 중요한 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구분하는 거다.

애매하게 아는 단어는 모르는 걸로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날 복습할 때 제대로 집중할 수 있다.

취침 전 10분은 '가벼운 복습'이다. 당일에 특히 틀렸던 단어만 빠르게 훑어본다.

잠들기 전에 뇌는 하루 동안 배운 정보를 정리하는데, 이때 마지막으로 본 단어들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 루틴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이 적다'는 거다.

한 번에 1시간씩 앉아 있지 않아도 된다. 각 타임이 20-30분이니까 출근 전, 점심시간, 퇴근 후에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지 않는가? "이렇게 해서 진짜로 1년이면 3만 개를 외울 수 있을까?" 다음 섹션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현실적인 답변을 준비했다.

현실적인 목표 설정 1년 3만 개는 가능할까?

인터넷을 검색하면 "1년에 영어 단어 3만 개 외우는 법" 같은 제목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연 가능할까? 솔직히 말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니,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외운 단어를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우리나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는 영어 단어는 약 8,000개 정도다.

토익 고득점을 위해서는 10,000-12,000개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즉, 3만 개는 현실적으로 필요 이상인 경우가 많다.

목표 시험 필요 단어 수 하루 학습량 소요 기간
수능 영어 1등급 8,000개 30개 (신규) 약 9개월
토익 900점 이상 12,000개 40개 (신규) 약 10개월
토플 100점 이상 15,000개 50개 (신규) 약 12개월
일상 회화 가능 5,000개 20개 (신규) 약 8개월

이 표를 보면 알겠지만, 하루에 20-50개의 신규 단어만 외워도 대부분의 시험 목표를 1년 안에 달성할 수 있다. 하루 100개를 외우겠다는 건 사실 '복습까지 포함한 숫자'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

내가 실제로 만난 한 학습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하루 100개를 외운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계산해보니 새로 배운 건 25개였고 나머지는 복습이었어요.

" 이게 현실이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꾸준함'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목표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첫 2주는 '적응 기간'으로 잡는 걸 추천한다. 이 기간에는 하루 20개의 신규 단어만 외워도 괜찮다.

중요한 건 '습관'을 만드는 거다. 2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30개, 40개로 늘릴 수 있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단어의 난이도'다. 'abandon' 같은 기초 단어와 'quintessential' 같은 고급 단어는 학습 난이도가 완전히 다르다.

고급 단어는 예문을 통해 문맥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언어교육원의 연구에 따르면, 고급 어휘는 기초 어휘보다 학습 시간이 평균 2.3배 더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단어장의 난이도에 따라 하루 학습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하루 100개"라는 숫자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건 '오늘 외운 단어를 내일도 기억하는가'다. 숫자에 집착하다 보면 질이 떨어지고, 결국엔 포기하게 된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런 루틴을 유지할 수 있는 '도구와 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어떤 도구를 쓰느냐에 따라 효율이 2배 이상 차이 나는 경우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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